드럼 연습 & 테크닉

드럼 연습량보다 중요한 것 — 집중 15분 vs 흘리기 2시간

서번트제이 2026. 7. 16. 15:40

 

드럼을 오래 치면 실력이 늘까요? 저도 한때 그렇게 믿었습니다.

 

연습실 예약을 두 시간씩 잡고, 매일 빠지지 않고 나갔습니다. 그런데 석 달이 지나도 실력이 제자리였습니다.

 

박자는 여전히 밀렸고, 킥 컨트롤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의심했습니다. 시간이 문제가 아니라 방식이 문제일 수 있다고.

1. 흘리기 연습이란 무엇인가

흘리기 연습은 몸이 움직이지만 뇌가 꺼진 상태로 치는 연습입니다. 손이 알아서 움직이고, 발이 알아서 따라가고,

 

머릿속은 딴 생각입니다. 두 시간을 쳤는데 뭘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면, 흘리기 연습을 한 겁니다.

 

흘리기 연습의 가장 치명적인 문제는 실수를 인식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박자가 밀려도, 다이나믹이 무너져도,

 

킥이 뭉개져도 몸이 그냥 지나쳐 버립니다. 더 심각한 건 그 실수가 반복되면서 근육기억으로 굳어진다는 겁니다.

 

두 시간 동안 같은 실수를 500번 반복하고 연습실을 나서는 셈입니다.

 

많은 드러머가 연습을 오래 해도 실력이 안 느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시간이 부족한 게 아니라, 그 시간 동안 뇌를 켜고 있지

 

않은 겁니다.

 

 

대표이미

2. 집중 연습이 다른 이유 — 뇌가 켜진 상태로 치는 것

집중 연습은 단순히 짧게 치는 게 아닙니다. 구조가 있습니다.

 

목표 설정 → 실행 → 즉각 피드백 → 수정 → 재실행

 

이 사이클을 의식적으로 반복하는 것이 집중 연습입니다.

 

예를 들어 오늘 목표가 "킥 더블 스트로크의 두 번째 타격을 선명하게 만든다"라면, 그것만 집니다.

 

메트로놈을 켜고, 느린 BPM에서 시작해, 두 번째 킥이 첫 번째보다 약해지는 지점을 귀로 잡아냅니다.

 

잡히면 수정합니다. 수정이 됐으면 조금 빠르게 올립니다.

 

이 과정에서 뇌가 능동적으로 작동합니다. 흘리기 연습은 뇌를 끄는 연습이고, 집중 연습은 뇌를 켜는 연습입니다.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의도적 연습(Deliberate Practice)이라고 부릅니다.

 

바이올리니스트, 체스 선수, 운동선수 등 각 분야 최상위 수행자들을 연구한 결과,

 

이들의 공통점은 연습 시간이 아니라 집중 연습의 밀도였습니다. 드럼도 예외가 아닙니다.

메트로놈 예

3. 15분 집중 연습 루틴 —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가

 

① 오늘 고칠 것 하나만 정한다

 

킥 컨트롤, 스네어 고스트 노트, 하이햇 일관성, 크래시 타이밍 — 하나만 고릅니다.

 

여러 개를 동시에 고치려 하면 집중이 분산되고, 결국 아무것도 안 됩니다. 하나를 완전히 교정하면 다음 세션에서 다음 것을 합니다.

 

② 메트로놈은 불편한 속도로 맞춘다

 

쉽게 칠 수 있는 BPM에서는 뇌가 꺼집니다. 지금보다 10~15 BPM 낮춰서, 천천히 하면 실수가 선명하게 들리는

 

속도로 시작합니다. 실수가 잘 들릴수록 교정이 빠릅니다.

 

③ 반드시 녹음한다

 

핸드폰 하나면 충분합니다. 치는 것과 듣는 것은 완전히 다릅니다. 칠 때는 모르던 실수가 녹음을 들으면 들립니다.

 

저는 연습 시작할 때 녹음 버튼을 먼저 누르는 걸 습관으로 만들었습니다.

 

④ 5분 단위로 끊고 들는다

 

15분을 통으로 치지 않습니다. 5분 치고 멈춥니다. 30초 동안 녹음을 듣습니다. 어디서 무너졌는지 확인합니다.

 

수정 포인트를 머릿속에 넣고 다시 5분 칩니다. 이 패턴이 집중도를 끝까지 유지시켜줍니다.

 

⑤ 세션이 끝나면 한 줄 기록한다

 

"오늘 킥 두 번째 타격이 BPM 80까지는 잡혔다. 90에서 뭉개짐. 다음 세션에서 85부터 시작."

 

이 한 줄이 다음 세션의 출발점이 됩니다. 기록이 없으면 매번 같은 자리에서 시작하게 됩니다.

 

연습시 예

4. 오래 치고 싶다면 — 집중 블록과 자유 연주를 나눈다

체력 유지나 곡 전체 흐름 연습처럼 긴 연습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는 블록으로 나눕니다.

  • 집중 블록 15분 (오늘 목표 교정)
  • 자유 연주 15분 (몸 풀기, 즐기기)
  • 집중 블록 15분 (두 번째 목표 교정)
  • 자유 연주 15분 (전체 흐름 연습)

이렇게 하면 두 시간을 쳐도 흘리기 연습이 되지 않습니다. 뇌가 켜진 시간과 쉬는 시간을 구분해서 쓰는 겁니다.

 

자유 연주 구간에서는 실수해도 됩니다. 집중 블록에서만 뇌를 켜면 됩니다.

 

마무리 대표 이미지

오늘 연습한 시간이 아니라 집중한 시간을 세어보세요

저는 지금도 연습이 끝나면 스스로 묻습니다. 오늘 몇 분을 진짜 집중했는가.

 

두 시간을 쳤어도 그 답이 20분이면, 오늘 연습은 20분짜리입니다.

 

집중 15분이 쌓이는 속도가 흘리기 2시간보다 빠릅니다. 근육기억은 반복으로 만들어지지만, 올바른 반복이어야 합니다.

 

잘못된 반복을 오래 하면 잘못된 근육기억이 굳어집니다.

 

그리고 굳어진 습관을 다시 푸는 데는 처음 익힐 때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오늘 연습실에 가기 전에 딱 하나만 정하고 가세요. 오늘 이것만큼은 고치고 나온다.

 

그 하나가 쌓이는 게 드럼 실력입니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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